첫 인터벌 훈련, 부천종합운동장 트랙 러닝 후기

이제 달리기를 시작한 지 꽤 오래됐고, 스스로 러닝 크루에서도 중간 이상은 달리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금까지 인터벌 훈련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인터벌 훈련을 하려면 그만큼 일정한 코스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트랙에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집 주변에 트랙이 없다 보니 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찾은 새로운 러닝 성지

본가 이사 이슈로 오랜만에 부평에 왔다. 처음엔 집 근처 상동호수공원에서 가볍게 뛰려다가 주변을 천천히 살펴보니, 부천종합운동장 트랙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장 내부 트랙이 개방된 건 아니었지만, 외부에 파란색으로 예쁜 트랙이 깔려 있었다. 밤보다는 아침에 가면 정말 예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찌 됐든 부천종합운동장을 좀 더 살펴보니, 트랙은 800m였고 3개의 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바로 인터벌 훈련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미나이와 가민으로 인터벌 훈련 준비

요즘 잘 쓰고 있는 제미나이를 이용해 가민(Garmin) 앱에 인터벌 훈련 워크아웃을 만들었다.

  • 워밍업 10분
  • 그다음 800m를 4:15~4:25/km 속도로 질주
  • 이어서 2분간 회복 (가벼운 조깅)
  • 그리고 질주와 회복을 6번 반복하도록 입력했다.

포러너 265 시계에 워크아웃을 동기화하고, 바로 트랙으로 출발했다. 밤이라 그런지 주차장도 널널했다. 트랙에 올라가 보니 저녁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도 몇몇 러닝 크루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뛰고 있었다. 나도 빠르게 준비운동을 마치고, 기세 좋게 가민에서 [트랙 러닝] – [인터벌 800m 세션]을 실행했다.

첫 인터벌의 고통, 그리고 성취감

트랙에서 달리는 기분은 너무 좋았다. 탄성 있는 바닥의 느낌, 1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같이 달리는 사람들의 에너지, 정확히 800m마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규칙성!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다만, 한여름에 800미터 인터벌 6회 반복은 정말 힘들었다. 인터벌이 ‘피 토할 정도로 힘든 훈련’이란 건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에너지를 쥐어짜내야 하는지는 몰랐다. 그렇지만 6번의 인터벌을 모두 끝냈을 때의 만족감은, 요즘 조깅만 반복하던 나에게는 오랜만에 느껴지는 ‘빡런’의 뿌듯함이었다.

본가 근처에 좋은 러닝 코스를 찾아서 정말 기쁜 날이다. 앞으로 부천종합운동장에 가기 위해 엄마 아빠를 더 자주 찾아뵙는 효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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