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민 포러너 265 사용기 – 255에서 넘어오는건 비추
2022년 여름, 처음으로 가민 포러너 255를 구매했다. 그 후로 2024년 10월까지, 1년 4~5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손목 위에 올려두고 사용했다.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던 버튼식 조작도 어느 순간 완전히 익숙해져서, 이제는 터치가 되는 시계가 오히려 불편하다고 생각될 수준이 됐다. 이런 아날로그식 조작은 묘한 매력이 있다.
그런데 2024년도 제마를 앞두고 갑자기 워치가 고장이 났다. 아무리 기다려도 GPS가 잡히지 않았다. 덕분에 러닝 기록도 몇 번 날려먹었다. 수리를 고려해봤지만, 리퍼 비용이 거의 20만 원이어서 이 돈이면 차라리 새 제품을 사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침 포러너 265가 컬러 디스플레이로 나왔고, 이참에 나의 첫 풀마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과감히 265로 넘어갔다.

265로 넘어와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 역시나 터치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터치 기능을 꺼놓고 사용하고 있다. 버튼 조작이 이미 충분히 익숙한데다, 265의 인터페이스가 255랑 전혀 다를게 없어서, 터치로 사용하기가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진다. 버튼식 사용에 최적화된 느낌? 때문에 이미 가민의 버튼식 작동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터치 때문에 265로 넘어올 이유는 없어보인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도 사실 보기에 좋은 것은 맞지만, 어떤 기능상의 이점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굳이 255 사용자가 265로 넘어올만한 메리트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얼마전 회사에서 부서를 옮겼는데, 팀 막내 직원분이 나에게 던진 질문이 “아이폰을 쓰시는데, 왜 워치는 갤럭시워치를 쓰세요?”였다. 아몰레도 적용으로 시인성이 상당히 개선되었고, 디자인도 훨씬 예뻐졌다고는 하지만, 사람들 눈에는 여전히 갤럭시워치로 보이는 것이다.
고로 나의 결론은 255 사용자라면 굳이 265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능적으로는 거의 동일하고, 심미적 차이가 있을 뿐인데, 그 차이도 1주일이면 무감해질뿐더러 남들은 전혀 눈치채지도 못할 차이다. 265가 탐나는 255 유저가 있다면, 차라리 신발을 한 켤레 더 사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