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마 성공 후 런태기
지난해 JTBC 풀코스를 완주한 후, 성취감보다는 공허함이 밀려왔다. ‘할 수 있을까?’ 싶었던 목표를 이루고 나니 오히려 동기부여가 사라져버렸다. 월간 마일리지는 하강 곡선을 그렸다.
새로운 목표 : 코로 숨쉬며 달리기
벌써 2월 말, 날씨도 슬슬 따뜻해질 것 같아 다시 러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이번 목표 중 하나는 코로 숨 쉬며 달리기다. 좋아하는 러너 중 한 분인 김성우 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일주일에 한두 번은 코 호흡으로 조깅을 해볼 생각이다. 게다가 코골이 완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다.
러닝 실력이 어느 정도 늘면서 생긴 고민이 하나 있다. 도무지 가볍게 조깅할 수 없다는 점이다. ‘6분대 페이스로 천천히 뛰자’고 마음먹고 나가도, 막상 뛰다 보면 기록이 신경 쓰인다. ‘이렇게 뛰면 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거 아냐? 뛰는 보람이 없잖아?’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페이스를 올려버린다.
자존심을 내려두고 천천히
코 호흡은 그런 점에서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코로만 숨 쉬면서는 빠르게 달릴 수 없다. 내 경우 코 호흡을 유지하려면 평소 러닝 페이스보다 1분 30초 이상 느린 페이스로 달려야 했다. 대략 6:30~7:00 정도의 페이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자존심이다. 그렇게 느린 페이스로 러닝을 하다 보면, 다른 러너들이 나를 제치고 지나간다. 이게 너무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자꾸 페이스를 올리게 된다. ‘나도 4분 30초 페이스로 달릴 수 있는 러너라고!’ 자꾸 말하고 보여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매번 코 호흡에 실패했는데, 오늘 드디어 코 호흡으로 달리기에 성공했다! 소감은? 우선 기분이 정말 좋다. 전혀 힘들지 않은 상태로 러닝을 마친 기분이랄까. 이 페이스로 거리를 점점 늘려가면서 진짜 LSD(Long Slow Distance) 러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코 호흡 달리기, 무조건 실천할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