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
지난 더레이스 서울 21K에서 PB를 찍은 기쁨도 잠시, 부상으로 인해 10일 넘게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 대회에서 무리를 한 데다, 충분히 쉬지 않고 다시 강도 높은 러닝을 이어간 게 화근이었다.
통증은 무릎 앞쪽, 뭔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느낌이어서 특정 부위를 짚기도 어려웠다. ChatGPT와의 문진(?)을 통해 슬개건염이 아닐까 잠정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1주일가량 푹 쉬고, 남산 러닝으로 복귀를 시도했지만 오르막에서 다시 심한 통증. 서하마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결국 병원 진료를 결심했다.
정형외과 대신 지인의 추천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체외충격파가 썩 효과적이지 않았던 기억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의원, 예상보다 괜찮다 🩺
원장님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지지난주에 하프 뛰셨어요?" 하고 바로 감을 잡으셨다. 그리고 문제 부위는 **슬개건이 아니라 오금(햄스트링)**이라는 진단을 내리셨다.
그리고는 유튜브에서 100m 단거리 선수들의 슬로우 모션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단거리 선수들도 생각보다 롤링을 강하게 가져가지 않는다며, 피치만으로 뛸 것을 강력히 주문하셨다.
"롤링은 강하게 하지 마시고, 허리는 세우고, 논란이 있긴 하지만 미드풋을 권해드립니다."
"혹시 선생님도 러너세요?"
"건강 삼아 5~6km 정도만 뛰어요. 그런데 요즘 러닝 환자분들이 많아서요."
확실히 요즘 러닝이 열풍이긴 한가보다.
처음에는 간단한 진료 후 나를 돌려보내려던 선생님은, 내가 대회가 일주일밖에 안 남았다고 말하자,
- "비용 좀 나와도 괜찮아요?"
- "얼마나...?"
- "오만 원 정도?"
- "괜찮아요."
그리고 이어진 풀세트: 추나치료 + 침 + 부황.
추나치료 중에는 오금뿐 아니라 발목까지 짚으며, 왜 이 부분이 아플 수밖에 없는지 러닝 자세와 함께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한결 나아진 느낌 ✅
확실히 치료를 모두 받고 나니 통증이 한층 가벼워졌다. 슬개건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어서, 그 점도 좋았다. 햄스트링은 항상 약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긴 한데, 그게 원인이라고는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서하마 전까지 2번 정도 더 치료를 받고, PB는 아니더라도 완주는 꼭 성공해야지!
아, 정말 진작 병원에 갈걸. 또 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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